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
요21:9~18
본문을 보면 갈릴리 바닷가에 오신 주님의 모습이 소개됩니다. 제자들은 밤새 고기를 잡으려고 했지만 허탕 쳤죠. 주님이 오른 편에 그물을 내리라고 말씀하신 대로 하니까 그물에 가득 고기를 잡습니다. 그물을 끌고 육지에 오르자 예수님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주님은 그들을 만나주셨고, 예수님과 베드로의 사랑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예수님이 베푼 사랑은 어떤 것이었나요?
1. 예수님이 베푼 사랑 : 희생, 섬김, 용서의 사랑
① 희생
예수님은 베드로와 제자들, 저와 여러분,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해 희생의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이요 죄인들을 위한 희생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극악한 사형 틀에 못 박혀 살이 찢기시고 물과 피를 다 쏟아내시면서 대속의 제물이 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 사랑을 이렇게 증거합니다. 롬5:8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② 섬김
본문을 보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얼마나 세심하게 제자들을 섬기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고기를 잡은 후 육지로 올라와 보니까 예수님이 준비해 놓은 게 있었습니다. 9절. “육지에 올라보니 숯불이 있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였고 떡도 있더라” 제자들은 밤새 고기 잡느라고 추위에 떨었을 겁니다. 옷도 다 젖었을 겁니다. 그리고 배도 엄청 고팠을 겁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위해 숯불을 피워 놓으시고, 그 위에 생선을 구워 놓으셨습니다. 그 광경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12절~13절. “12 예수께서 이르시되 와서 조반을 먹으라 하시니 제자들이 주님이신 줄 아는 고로 당신이 누구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13 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 그들은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 이제는 예수님의 부활을 확신하기에 아무 말도 묻지 않고 음식을 먹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그 사랑에 눈물겨웠을 겁니다.
예수님은 항상 이렇게 제자들과 많은 사람들을 섬기셨습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도 제자들과 식사를 하실 때면 당연히 제자들이 섬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서열 따지고 서로에게 미룰 때 자리에서 일어나 마치 웨이터처럼 섬기셨습니다. 최후의 만찬 때에는 발을 닦아 주시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사랑을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눅22:27 “앉아서 먹는 자가 크냐 섬기는 자가 크냐 앉아서 먹는 자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 하나님의 아들이 가장 존귀한 분이 이렇게 섬기셨으니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이죠. 십자가 이전에도 주님이 이렇게 섬기셨지만, 그 때는 철이 없어 잘 몰랐는데, 이제 부활하신 주님을 뵈면서 큰 감동을 받았을 겁니다. 아마 그 날 아침 갈릴리 호수가의 감동의 도가니였을 겁니다.
③ 용서
예수님이 체포되시고 불법 재판을 받을 때, 십자가에 달릴 때 제자들은 어떻게 했나요? 도망갔습니다. 흔히 베드로를 욕하지만, 사실은 베드로가 개중 나은 사람입니다. 도망갔다가 예수님이 재판받는 대제사장의 집 뜰 안에까지 따라 들어갔잖아요. 물론 거기서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무슨 실수를 저질렀나요? 사람들이 예수와 한 패라고 알아보니까 혹시 함께 잡혀 곤욕을 치르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딱 잡아뗍니다. 세 번씩이니 그러죠. 세 번째는 아예 저주까지 하면서 부인합니다. 그때 예수님이 뒤돌아보면서 눈과 눈이 마주칩니다. 베드로가 얼마나 양심에 찔렸겠습니까? 그는 밖으로 나와서 통곡합니다. 그러고 나서 이제 부활아신 주님을 다시 뵈려니까 아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베드로에게 예수님이 1대 1로 질문하십니다. 15절.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 ” ‘시몬’은 그의 옛 이름이고, ‘베드로’는 예수님이 새로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베드로는 ‘반석’이란 뜻인데, 이름값도 못한 베드로가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그런데 하필이면 ‘시몬’이라고 불렀을까요? 그의 속을 후벼 파기 위해서요? ‘이놈아, 너 이름값도 못했지! 이름 반납해라!’ 이런 뜻인가요? 아닙니다. 그리고 ‘나를 다른 제자들보다 더 사랑하느냐?’는 질문은 왜 하셨을까요? 최후의 만찬 석 상에서 제자들의 배반을 예언하시자 자기는 절대 안 그런다고, 다른 제자들은 그대로 자기는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것을 콕 찍어서 비난하시는 건가요?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죄책감과 상처를 치유해 주시려는 겁니다. 처음 그를 부를 때도 잘나서가 아니라 불학무식한 어부에 불과하지만 그를 선택하고 사랑하신 겁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너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려는 겁니다. 네가 너를 사랑한다! 너도 나 사랑하지? 이렇게 말씀하신 겁니다.
두 번째도 또 비슷한 말씀을 하시죠. 16절. “또 두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 ” 세 번째도 동일하게 반복해서 말씀하십니다. 17절. “세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 ” 왜 굳이 비슷한 말을 세 번씩이나 말씀했을까요? 같은 말을 세 번 하니까 아마 각각 다를 거라고 전제하고 사람들은 단어를 분석하고, 이런 저런 내용을 덧붙이며 해석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뜻은 없고, 중요한 것은 베드로가 주님을 3번 부인했지만, 그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시고 여전히 사랑하신다는 뜻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네가 나 사랑하는 줄 안다. 다만 네가 연약해서 실수한 거야. 그렇지? 내가 안다’ 이런 뜻입니다.
주님은 이런 말씀을 통해 베드로의 죄책감을 씻어주셨습니다. 베드로가 처음에는 부끄럽고 민망하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지만, 예수님과 대화를 통해 털어버리고 나서 얼마나 시원했겠습니까? 잘못했을 때 빨리 야단맞고 끝내는 게 편하죠.
이처럼 예수님의 사랑은 용서하는 사랑입니다. 그냥 한두 번 용서가 아니라, 무한히 용서해 주십니다. 베드로와 예전에 용서에 관해 대화한 적이 있습니다.
마18:21~22 “21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22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 이 말씀은 490번 용서하라는 뜻이 아니죠. 표면적인 숫자 그대로 490번 용서하는 것도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예수님은 무한대로 용서하라는 뜻으로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한번 택한 백성은 절대로 버리지 않습니다. 용서하고 또 용서해 주십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마당에 실수한다고 버리겠느냐 이겁니다.
여기서 베드로와 제자들이 회복됩니다. 용서의 사랑으로 죄책감을 털어버리고 새 출발을 하게 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너도 나를 사랑하지? 지난 일은 용서한다. 다시 잘해 보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신 겁니다. 그래서 사도의 사명을 새롭게 회복시켜 주시고 용기를 북돋워 주십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랑입니까!
2. 사랑 받은 자의 응답 : 순종, 사랑, 헌신
사랑은 쌍방적입니다. 처음에는 일방적인 모습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결국은 쌍방적인 모습으로 발전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주님을 사랑함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본문을 보면 주님의 사랑에 대한 베드로의 응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님이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질문하셨을 때 베드로의 심정을 어떠했을까? 여러분,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너무나 곤혹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배반했던 게 생각나서 너무 죄송한데 그런 질문을 하시니 말입니다. 그는 평소에 매사에 적극적이고 목소리도 괄괄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는 모기 소리만 하게 대답했을 겁니다. 15절(중). “ ...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 ”
베드로는 용기를 내서 겨우 대답해는데, 주님은 또 물어보십니다. 베드로는 죄송한 마음으로 또 대답합니다. 16절(중). “ ...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 ”
그런데 주님의 질문이 끝나지 않습니다. 세 번째 또 물어보십니다. 이때는 아마 이런 질문일 겁니다.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 그러자 이번에는 베드로가 어떻게 대답합니까? 17절(중). “ ... 베드로가 근심하여 이르되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 ” 슬퍼하며 어쩔 줄 모르며 대답했습니다. 자신의 과오를 회개하면서 이제 다시는 주님을 배반하지 않으리라 어금니를 깨물고 다짐했을 겁니다.
그러면 사랑받은 자의 응답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베드로는 주님 사랑을 절실히 깨닫고 변화됩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주님의 사랑을 받은 대로 이웃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사명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런 사랑의 응답이 우리 삶 속에 계속 이어질 때 행복한 인생, 더 나아가 존귀한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① 순종
순종은 주님 사랑의 증거입니다. 요14:15 보면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죠.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주님의 말씀대로 순종함으로 그 사랑을 나타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알게 됩니다. 신앙생활을 해도 처음에는 여전히 내 생각과 내 욕심대로 행동합니다. 주님의 말씀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그러다가 주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게 되면 저절로 주님의 말씀대로 살게 됩니다. 말씀을 지키는 게 너무 쉬워집니다. 요일5:3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의 계명들을 지키는 것이라 그의 계명들은 무거운 것이 아니로다”
흔히 사람들은 잔소리로 상대방이 변화되는 줄로 착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변화됩니다. 잔소리로 변화되면 가족들이나 자녀들이 벌써 다 변화됐을 겁니다. 사랑하면 저절로 순종하고 변화됩니다.
② 사랑
주님의 사랑을 알게 되면,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성경은 사랑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해서 말씀 하지 않습니까?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면 그대로 그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요13:34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만일 이게 잘 안 되면 아직도 주님의 사랑을 잘 모르는 겁니다. 요일4:20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흔히 많은 사람들이 거창하게 인류 사랑이니 민족 사랑을 논합니다. 그것은 아주 쉽습니다. 왜? 말로만 해도 되니까. 그러나 바로 이웃의 형제를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니까. 주님은 한 사람을 사랑하되 세상 전체보다 더 사랑했습니다. 한 사람을 정말 사랑하는 자는 모든 인류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럴 때 주님의 사랑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③ 헌신
주님의 사랑을 알게 되면 궁극적으로 인생의 목적이 변화됩니다. 주님이 주시는 사명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게 됩니다. 베드로를 보십시오! 그는 자신의 사리사욕과 야망을 위해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사랑을 체험한 이후 인생이 완전히 변화됩니다.
베드로가 사랑의 고백을 하자 주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15절(하). “ ...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이 말씀은 계속 반복됩니다. 16절(하). “ ... 이르시되 내 양을 치라 하시고” 17절(하). “ ...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양을 먹이라” 복음을 전파하고 성도들을 양육하라는 사명을 부여하신 말씀입니다.
이윽고 주님은 장차 베드로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예언해 주십니다. 18절.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이 말씀은 베드로가 장차 복음 전파의 사명을 위해 헌신하다가 십자가에 달려 순교할 것을 암시합니다. 전승에 의하면 베드로가 복음을 전하다 로마 당국에 붙잡혀 처형당하게 됐을 때 집행관에게 이렇게 부탁했다고 하죠. ‘주님이 달린 십자가에 내가 어찌 똑같이 달리겠는가? 나는 거꾸로 매달아 주시오!’ 그래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기쁨으로 순교했다고 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알면 복음을 전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면 자랑하죠. 묻지 않아도 자꾸 이야기하게 됩니다. 주님의 사랑을 아는 사람은 주님의 복음을 증거하는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하게 됩니다. 강제로 되는 게 아니고 저절로 그렇게 됩니다. 바울은 복음을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고 헌신하는 이유를 이렇게 증거합니다. 고후5:14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Christ's love compels us) ... ” 주님의 사랑에 이끌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고백입니다.
여러분! 이 시간 부활의 주님이 주시는 말씀을 각자의 마음속에 새겨 보십시오.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 부디 주님의 사랑을 날마다 체험하고 주님 사랑에 응답함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인생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 설교영상 > 주일 2부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
